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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조폭 같은 택시기사들…순서 무시 장거리 승객 싹쓸이

입력 : 2017.07.19 09:37|수정 : 2017.07.19 09:37


부산역에는 항상 KTX 등을 타고 내려온 승객을 태우려는 택시가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워낙 많다 보니 1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폭력을 앞세워 10년 이상 순서를 무시하고 장거리 승객을 싹쓸이해온 조폭 같은 택시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속칭 '부산역팀'을 구성한 뒤 항의하는 다른 택시기사를 집단 폭행하고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해 승합차로 무허가 영업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이모(53) 씨를 구속하고 택시기사와 승합차 운전기사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씨 등은 2010년 10월 22일 밤 부산역 택시 승강장 앞에서 김모(55) 씨를 마구 때려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2007년께 '부산역팀'을 구성한 이 씨 등은 순서를 무시하고 택시 승강장 맨 앞쪽에 자신들의 택시를 세운 뒤 장거리 손님을 독식했는데 김 씨가 다른 택시기사 수십 명을 모아 호객행위를 하자 폭행을 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이 씨는 김 씨와 1대 1로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자 술을 먹인 뒤 동료 2명과 집단 폭행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부산역팀에 속한 택시기사 2명은 지난해 9월 19일 오후 8시 30분께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을 항의하는 다른 택시기사 A(65) 씨를 마구 때린 혐의를 받는다.

다른 부산역팀 택시기사 2명도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같은 이유로 모범택시 기사 B(43) 씨를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부산역팀에 낀 승합차 운전기사 11명은 올해 3월 14일부터 4월 15일까지 단체 관광객에게 15만∼20만원을 받고 부산 시내 유명 관광지까지 태워주는 불법 영업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관광객을 데려다준 음식점과 관광시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이용금액의 30∼50%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부산역팀을 이끈 이 씨는 분기마다 단합대회를 하며 결속을 다졌고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사들에게 19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는 부산역팀에 소속되더라도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거나 금품 상납을 거부하는 운전기사 2명을 수차례 폭행했고 기사들을 상대로 연리 135%의 불법 고리 대금업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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