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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비행 청소년?"…최저시급도 못 받는 학교 밖 아이들

스브스뉴스 이아리따 PD

입력 : 2017.07.13 19:25|수정 : 2017.07.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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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그만뒀다어른들도 따기 힘든 메이크업  국가기술자격증을 획득한 18살 조자숙 양.소녀의 꿈은 세계적인 특수분장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입니다.“특수분장은 자유롭잖아요! 보통 메이크업은 계란형 얼굴이라든가, 미인의 규칙을 따라야 하지만 특수분장은 동물, 괴물 다 해요. 정해진 틀이 없어요”
- 조자숙(18)“쟤 혹시 양아치 아니야?”
“학교 안 다녀? 그러다 인생 망한다”

이 꿈꾸는 소녀가 들어야 했던 가시돋힌 말이 있습니다.

자숙 양은 15살 때 학교를 나왔습니다.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학교가 싫었고, 선생님과 갈등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희망이 점점 사라졌어요. 이럴 거면 학교 다녀서 뭐하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학교 안 다니는 애면 최저시급 못 준다”

학교 밖 세상은 더 냉혹했습니다. 윽박지르며 최저시급도 안 주는 사장님, 학교 안 다니는 사람은 아예 안 쓰는 가게도 많았습니다.
“솔직히 편견이 많으니까 더 열심히, 빨리 검정고시를 보려고 했어요.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무시 당하지 않거든요”자숙 양이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만난 다른 친구들도 편견 어린 시선과 싸우며 길을 찾고 있었습니다.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뒤 바리스타의 꿈을 키우는 친구도 있고우울증을 극복하고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고 우울해 죽고 싶었는데 이젠 미용학원에서 헤어디자이너를 준비하고 있어요”- 박OO(경상북도 고령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무조건 학교로 돌아가는 게 답은 아닙니다. 이곳에선  학교 밖 아이들의 학업과 취업을 지원하는데 꿈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해요.”
- 현선미 팀장(서울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전국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202곳에서 상담과 취업 지원을 받는 청소년은 모두 8만5천 명.매해 4만~5만 명이 자숙이처럼 학교 밖 청소년이 됩니다.(교육부, 2015) 
사람들은 이들을 말썽을 일으킨 비행청소년이라 생각하지만,‘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32.6%)
‘특기를 살리기 위해서’(17.3%)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5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사실 이들 대다수는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학교 밖’이라는 조금 다른 길을 택해 멋진 인생을 개척한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내가 출연한 영화 비트에는 ‘나는 꿈이 없었다’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사실 이 말은 반어적인 표현이었다. 나는 언제나 꿈이 있었다. 자퇴하고 나서도 말이다”
- 배우 정우성(MBC ‘무릎팍도사’)하지만 여전히 학교 밖 청소년 수십만 명은 세상의 편견과 외로이 싸우고 있습니다.“학교 밖에서도 꿈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시선이 두려워 도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너는 학교도 안 다니는데 이런 걸 할 수 있어?’ 이런 편견, 이젠 없어지면 좋겠어요”
- 조자숙(18)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무려 38만여명. 가장 많은 청소년이 꼽은 자퇴 이유는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비행청소년'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최저시급도 못 받는다는 이들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기획 하대석, 이아리따 / 그래픽 김태화 / 스브스뉴스 X 여성가족부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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