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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정부시위 새국면…야당지도자 석방돼 가택연금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07.09 08:44|수정 : 2017.07.09 08:44


베네수엘라의 저명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3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석방돼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 결정으로 수도 카라카스 인근 군사감옥에서 풀려난 로페스는 100여 명의 지지자에 둘러싸인 채 카라카스에 있는 자택으로 들어갔습니다.

로페스는 2014년 43명이 숨진 반정부 시위를 조장한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치범입니다.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야당 '민중의지'를 창당했습니다.

로페스는 주먹을 치켜들고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면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성명에서 "이 정권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을 다시 한 번 맹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월부터 지금껏 91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에서 로페스의 석방은 야당과 시위대의 핵심 요구 중 하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트위터를 통해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석방 압력도 거셌습니다.

로페스의 석방은 갈수록 격렬해지는 반정부 시위를 누그러뜨리려는 마두로 대통령의 유화책으로 읽히지만, 야당은 그의 완전한 자유와 4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정치범의 전원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대법원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온 나라가 평화를 원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화해를 위한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로페스와 함께 저명한 야당 지도자인 카라카스 시장 안토니오 레데즈마와 산 크리스토발 전 시장 다니엘 세발로스도 석방돼 가택연금에 처해졌습니다.

베네수엘라 부유한 집안 출신인 로페스는 2000∼2008년 카라카스 인근의 차카오 시장을 지냈으며,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이에 친정부 진영은 그가 부유층과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고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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