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타나모 수감 자국민에 공식 사과…"94억원 배상"

캐나다가 7일(현지시간) 미국 테러범 수용소인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됐다 국내로 이송된 자국민 오마르 카드르(31)에게 공식 사과했다.

1천50만 캐나다달러(약 94억 원)의 배상금도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르가 2002년부터 10년 동안 테러범으로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됐던 기간,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문 과정에서 권리를 침해했다는 캐나다 최고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랄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카드르가 외국서 고초를 겪고,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카드르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양측이 배상금에 합의함에 따라 종결됐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천50 캐나다달러의 배상금이 이미 카드르에게 지급됐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카드르는 15살 때인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수류탄을 던져 미군 병사를 사망케 한 혐의로 관타나모에 수감됐다.

그의 아버지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자금줄을 담당하던 거물이었다.

그는 관타나모에서 서방 국적자여서 관심을 모았고, 나이가 가장 어려 '소년병'으로 불렸다.

카드르는 2010년 재판에서 4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 협상에 합의하면서 8년을 추가 복역하는 것으로 형량을 줄였다.

또 이중 7년을 캐나다에서 복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2012년 캐나다로 이송 수감됐다.

이후 '강압에 의한 유죄인정'에 항소하면서 2015년 석방됐다.

카드르의 변호인들은 그가 관타나모에 있을 때, 캐나다 정부가 그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해 국제법을 위반했고 미국에 협조해 가혹한 대우를 받도록 했다며 2천만 캐나다달러(약 179억 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캐나다 법원은 2010년 캐나다 정부가 관타나모로 정보기관 요원을 보내 카드르를 심문하고, 그 결과를 미국과 공유한 것은 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정부가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 의무에 반하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을 뿐 아니라, 그의 구금에도 기여했다"며 카드르의 손을 들어줬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사과와 배상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정부에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방침이 알려진 후 야당인 보수당과 카드르를 테러리스트로 보는 국민들 사이에서 비판이 비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