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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열심히 했는데 재활용 안 된다?…직접 찾아가 보니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입력 : 2017.07.07 21:02|수정 : 2017.07.0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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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페트병과 비닐포장지, 그리고 각종 플라스틱 통입니다. 이걸 재가공하면 자동차 내장재나 섬유로 다시 탄생합니다. 그래서 각 가정마다수고스럽게 일일이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애써 분리수거 해서 모은 폐품들이 재활용되지 못한 채 재고로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건지, 장세만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매주 한 번 돌아오는 쓰레기 분리배출 날. 주민들은 일주일 동안 모아놓은 폐품을 양손 가득 들고나와 종류별로 나눠 담습니다. 

[아파트 주민 : 일주일에 한 번 이렇게 (분리배출)하면 우리나라 재활용에 좀 보탬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재활용 폐품들을 거둬가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작업자들이 폴리프로필렌과 에틸렌 등 폐품 소재별로 선별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선별한 폐품들이 마당 가득 쌓여 있습니다. 재가공업체들이 가져가지 않아서입니다. 

[정 모 씨/폐기물 선별업체 대표 : (예전엔) 100% 나가던 물건들이 재고량이 많다는 이유로 지금 수거를 못 하겠다.] 

재가공업체들은 왜 안 가져가는 걸까?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을 잘게 부숴 세척작업까지 끝낸 재생원료들이 창고 가득 쌓여 있습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사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 모 씨/재활용 처리 업체 대표 : 작년까지만 해도 생산과 동시에 나갔는데 지금은 팔고 싶어도 받을 데가 없어요.] 

이렇게 폐플라스틱 재고가 넘쳐나는 건 3년째 계속되는 저유가 때문입니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굳이 재활용 원료를 쓰기보다 석유로 새로 만드는 게 낫다는 겁니다. 

또, 건설 자재용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 가던 중국이 최근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사가는 양을 확 줄인 것도 이유입니다. 

재활용 업체들이 쌓이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폐품 수거를 거부하게 될 경우,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박현철,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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