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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北ICBM' 규탄 성명, 러시아 반대로 무산"

임상범 기자

입력 : 2017.07.07 04:10|수정 : 2017.07.07 06:36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로 현지 시간으로 그제(5일) 긴급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대북 규탄성명' 채택이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관계자 등에 따르면 주유엔 미국대표부는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중대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요지의 언론성명 초안을 제안했습니다.

언론성명 초안은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에 회람됐고,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AP통신에 "언론성명은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지만 중국은 언론성명 초안에 대해 별다른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전술기술 특성에 부합한다"고 주장했고,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대북 추가제재에 비판적인 러시아가 ICBM으로 규정하게 되면 그만큼 제재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언론성명부터 차단막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주요 도발 때마다 발표된 언론성명부터 무산된 것은 향후 대북 추가제재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성명 초안 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것일 뿐, 반대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표도르 스트리치초브스키 공보담당은 "러시아가 반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성명을 작성한 미국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 적절한 수정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도 언론성명의 표현 하나하나로 시간 낭비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며 "언론성명을 건너뛰고 바로 새로운 제재결의안 마련에 들어간다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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