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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남녀 임금평등법 추진…의회 심의 남아

입력 : 2017.07.06 22:31|수정 : 2017.07.06 22:31


스위스가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면 임금 지급 실태를 노조, 주주에 공개하도록 규정한 법을 추진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영 RTS 등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시모네타 소마루가 법무장관이 주도한 이 법안은 50인 이상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은 4년마다 임금 지급 실태를 감사받고 노조, 주주 등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스위스 헌법에는 36년전 임금차별 금지가 명시됐지만 별다른 규제 법률이 없어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4년 스위스 연방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0∼2012년 남성은 여성보다 평균 18.9% 더 많은 임금을 받았다.

소마루가 장관은 전날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여전히 7.4%의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는 남녀 임금격차가 적은 국가 순위에서 11위에 올랐지만 이전 보고서보다는 3단계 하락했다.

1위는 아이슬란드였고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뒤를 이었다.

르완다, 아일랜드, 필리핀, 슬로베니아, 뉴질랜드, 니카라과가 차례대로 10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2010년부터 연방 각료로 활동한 소마루가 장관은 그동안 임금 평등을 법률로 제정하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애초 법안은 임금 평등을 지키지 않는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정부 논의 과정에서 이 조항은 삭제되고 직원, 주주에게 공개하는 내용으로 완화됐다.

미이행 처벌 규정도 기업 반발 등을 고려해 따로 두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스위스에서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기업 수가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채용하고 있어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와 여성 단체 쪽에서는 처벌 규정 등이 없어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우파 정당과 사용자 단체 쪽에서는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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