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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우린 美와 결혼한 사이아냐"…'탈미친중' 외교노선 강조

이상엽 기자

입력 : 2017.07.05 11:27|수정 : 2017.07.05 11:32


필리핀 정부가 전통 우방인 미국과는 '부부관계'가 아니라며 '탈미 친중' 외교노선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미국과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며 중국과 여전히 관계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이 미국과 맺은 관계가 중국 등 나라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게 할 정도의 구속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친미 일변도의 종전 외교노선을 버리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경제·군사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카예타노 장관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판소 판결의 이행을 중국에 요구하지 않고 교역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필리핀이 실질적인 영유권 강화 성과를 거뒀다고 옹호했습니다.

그는 작년 10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 중국이 필리핀 어선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양국 해경이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카예타노 장관은 "필리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며 "미국의 아세안 정책을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 버락 오바마 전임 미 대통령이 필리핀의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인권 유린을 문제 삼자 욕설도 서슴지 않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으나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이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해 관계 복원의 여지가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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