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난마돌'을 시작으로 올해도 크고 작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심하게 부서진 부산 감천항과 다대포항의 방파제는 아직 복구공사를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4일 부산항건설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에 다대포항의 동방파제 300m 가운데 260m, 서방파제 700m 가운데 180m가 무너졌다.
이 방파제는 2010년부터 1천44억 원을 들여 2015년 12월에 준공했는데, 불과 1년도 안 돼 절반가량이 부서졌다.
감천항에서도 서방파제 680m 가운데 380m, 동방파제 350m 가운데 150m가량이 무너졌다.
감천항 방파제는 기존 방파제가 낮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보강 공사가 이뤄졌다.
방파제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지만, 복구공사는 더디게 진행된다.
준공한 지 3년도 안 된 방파제들이 맥없이 무너진 원인을 밝히는 외부 전문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항구적인 복구공사는 시작도 못 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복구 계획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마치려면 최소 2∼3년이 걸린다.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우선 29억원을 들여 추가 붕괴와 무너진 구조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 복구에 나서기로 했다.
다대포항 방파제는 8월 말까지, 감천항 방파제는 9월 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존 방파제들이 최대 80%나 무너진 상태에서 이런 임시처방으로는 거센 파도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작은 태풍에도 파도가 항구 안까지 밀어닥칠 가능성이 커 감천항과 다대포항 일대 수산업체와 조선업체들은 "완전한 복구가 될 때까지 태풍이 오지 않기만 바라는 처지"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부산항건설사무소 관계자는 "원인조사에 걸려 항구적인 복구를 위한 공사가 늦어졌다"며 "9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