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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기념일에 대통령 암살모의한 극우세력 추종자 체포

이강 기자

입력 : 2017.07.03 22:59|수정 : 2017.07.03 22:59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현지시간 오늘 보도했습니다.

RMC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오는 14일 대혁명 기념일에 샹젤리제 대로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모의한 혐의로 파리 근교 아르장테이유에 거주하는 23세 남성을 최근 체포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RMC 방송 등의 보도가 나오자 기사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재 무직으로, 인터넷 게임의 채팅방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러시아 제 기관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언급했다가 네티즌의 신고로 붙잡혔습니다.

용의자가 암살을 계획한 7월 14일은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로 프랑스 최대 국경일 중 하나인데 이날은 매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며 대통령이 직접 참석합니다.

특히 올해는 1차대전 당시 미국이 프랑스의 동맹국으로 전쟁에 참여한 지 100년이 되는 해로,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퍼레이드에 참석하기로 돼 있습니다.

체포 당시 용의자는 흉기를 들고 저항했으며, 그의 승용차 안에선 다른 흉기들도 다량 발견됐습니다.

용의자는 과거 극우 민족주의를 추종하고 테러리즘을 옹호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자신을 '극우 이념을 충실히 따르는 민족주의자'로 규정했으며, 지난 2002년 신(新)나치 추종자가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사건과 관련해 테러행위를 옹호하다가 지난해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대통령 암살 모의뿐 아니라 흑인과 아랍인 등도 테러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RMC 방송은 전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간지 렉스프레스에 "용의자의 계획은 매우 애매모호하지만, 사회 소수자들을 공격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특히 컬럼바인 고교 참사 등 미국의 대형 총기 난사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그가 어떤 목적으로 프랑스 최대 국경일인 대혁명 기념일에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는지 등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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