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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리는' 중국-인도 시킴 국경대치…"55년 만에 최장 대치"

이상엽 기자

입력 : 2017.07.03 15:22|수정 : 2017.07.03 15:22


인도 동북부 시킴 인근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의 국경 대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의 대치 상황이 한 달 넘게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1962년 중국-인도 전쟁 이후 양국의 대치 상황이 이처럼 길어진 것은 55년 만에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번 대치 상황이 종전에 알려진 것보다 이른 지난달 1일 처음 시작됐다면서, 중국군이 2012년 인도-중국-부탄 국경 인근 도카라 지역에 설치한 인도군의 벙커 2기를 갑자기 철거하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닷새 뒤 야간에 중국 측이 인도군 벙커가 설치된 곳이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불도저를 동원해 벙커들을 파괴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인도 외교부는 또 지난달 16일 이 지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아무런 협의 없이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을 부탄군이 발견해 부탄과 인도가 중국 측에 건설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도와 부탄은 중국이 도로 건설을 한 곳이 부탄 영토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자국 영토에서 정당하게 도로 건설을 했을 뿐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부탄 등 3국은 모두 이 지역의 국경이 1890년 중국과 영국 간의 조약에서 확정됐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3국 국경이 만나는 지점을 놓고서는 20㎞ 이상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인도와 중국군은 직접적인 무력행사는 하지 않지만 시킴 지역에 군사를 계속 증원하고 있으며 서로 공사 중단과 상대군 철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말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놓고 무력충돌을 벌여 사실상 중국의 승리로 끝난 1962년 중-인 전쟁을 상기시키며 "인도군이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전쟁 선동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며, 아룬 제틀리 인도 국방장관이 이에 대해 "오늘날 인도는 1962년 상황과 다르다"고 응수하는 등 강경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3천5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전쟁 이후에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실질통제선을 설정해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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