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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최강 최혜진, KLPGA '지현 천하'에 마침표

김형열 기자

입력 : 2017.07.02 16:04|수정 : 2017.07.02 18:29


18살의 여고생 골퍼 최혜진이 5주 동안 이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 '지현 천하'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최혜진은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하며, 김지현과 조정민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파 4홀에서만 이글 2개를 뽑아낸 최혜진은 코스 레코드(65타)를 2타나 경신했고 2015년 고진영이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203타)도 넘어섰습니다.

또 5년 만에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로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골프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습니다.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2012년 김효주의 롯데마트 여자오픈 제패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주요 대회 우승컵을 쓸어담았던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프로 전향을 할 경우 올해와 내년 K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받습니다.

만 18세가 되는 8월 23일이 지나면 프로 전향을 할 수 있는 최혜진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초청을 받은 KLPGA투어 대회를 두어 번 더 출전한 뒤 9월께 프로 전향을 선언할 계획입니다.

최혜진은 "내년부터 KLPGA투어에서 뛸 생각이었는데 시드전을 치르지 않게 돼서 기쁘다. 내년에는 KLPGA투어 신인왕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습니다.

공동 선두 김지현과 최혜용에게 5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혜진은 이글 2방을 앞세워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2번 홀 버디로 포문을 연 최혜진은 파4 5번 홀(234m)에서 드라이버 티샷으로 한 번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3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본격적인 추격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혜진은 "드라이버가 잘 맞았고 운이 좋아 그린에 올라가서도 홀 방향으로 굴렀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6번 홀에서는 10m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최혜진은 파5 8번 홀에서도 세 번째 샷을 한 뼘 거리에 붙이며 1타를 줄여 선두 김지현을 1타차로 쫓았습니다.

김지현은 8번 홀에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잡아 달아났지만, 최혜진은 13, 14번 홀 연속 버디로 마침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최혜진의 역전 드라마는 파4 16번 홀 샷 이글로 완성됐습니다.

135m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사라지며 단숨에 단독 선두로 나섰습니다.

먼저 홀 앞 20㎝ 앞에 붙여놓은 장수연의 볼을 살짝 피해서 홀에 들어간 신기의 샷이었습니다.

최혜진은 "핀이 어려워서 안전하게, 조금 짧게 치려고 했는데 아이언샷 임팩트가 워낙 좋았다"면서 "이글을 하고 나서는 잘하면 우승 가능성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합계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최혜진은 연장전을 대비하다가 1타차로 따라오던 김지현이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에 실패하자 언니들의 축하를 받고 활짝 웃었습니다.

최혜진은 "오늘 경기를 시작할 때는 우승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기에 내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특히 2라운드에서 잘 안 되던 퍼팅 스트로크를 제대로 하자는 생각만으로 경기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털어놨습니다.

최혜진은 오는 13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뒤 하반기 국내 대회 출전 일정을 짤 예정입니다.

최근 KLPGA투어에서 5주 연속 '지현'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우승한 가운데, 지난달에만 2차례, 올 시즌 3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지현 천하'를 이끈 주인공 김지현은 4승 고지 문턱에서 물러섰습니다.

1,2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린 김지현은 최종 라운드에서도 3타를 줄였지만, 최혜진의 폭풍 샷에 1타가 뒤졌습니다.

김지현은 우승은 놓쳤지만, 최혜진이 아마추어라서 받지 못한 우승 상금과 2위 상금을 공동 2위인 조정민과 나누며 7,800만 원의 상금을 추가해, 상금 1위(6억 6,887만 원) 자리는 굳게 지켰습니다.

3승을 올린 김지현의 '동명이인'이자 '지현 천하'에 한몫했던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우승자 김지현은 합계 12언더파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지현에게 두 차례 역전 우승을 내줘 이번 대회에 역전 우승을 노렸던 이정은은 11언더파 5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 44위에 그친 김해림을 2위로 밀어내고 대상 포인트 1위에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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