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치킨 한 마리를 시켰는데 예전보다 양이 줄어든 것 같다는 푸념이 많습니다. 지난겨울 전국적인 AI 대규모 확산 이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호시탐탐 가격 인상을 시도하려다 정부 압박에 잇따라 무릎을 꿇자 이제는 치킨 사이즈를 줄인 거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치킨 중량표시](https://img.sbs.co.kr/newimg/news/20170627/201063053_700.jpg)
문제는 치킨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려 해도 현재 시판되는 치킨에 대한 중량 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돈 주고 사 먹으면서도 정확한 양을 모르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프랜차이즈 치킨을 직접 구입해서 양을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출 순위 상위 5개 업체의 프라이드 치킨 메뉴 혹은 이와 비슷한 메뉴를 전화 주문이나 매장 방문을 통해 구입해 봤습니다. 우선 다섯 개 업체 모두 사용하는 생닭의 사이즈는 모두 같았습니다. 생닭 10호, 쉽게 말하면 1kg 짜리입니다.
![치킨 중량표시 깜깜이](https://img.sbs.co.kr/newimg/news/20170627/201063052_700.jpg)
실제 구입한 5개 업체 치킨 무게를 측정한 결과 각각 866g, 846g, 797g, 689g, 618g 순이었습니다. 가장 중량이 많이 나온 A 업체의 경우 원재료인 10호 닭보다 134g 모자랐고 가장 중량이 적게 나온 E 업체의 경우 382g이나 모자랐습니다.
이렇게 원재료보다 무게가 줄어든 까닭은 뭘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튀기는 과정에서 중량이 줄어든다고 밝힙니다. 생닭 속의 수분과 지방질이 뜨거운 기름 속에 급격히 날아가는 탓에 20~15%가량이 손실된다는 겁니다. 이런 해명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생닭을 사다 튀김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700g짜리 닭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뒤 중량을 재본 결과 1,050g이 나왔습니다. 줄어들기는커녕 350g이 늘어난 겁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여러 곳에 문의한 결과 닭을 튀길 때 무게가 줄어든다는 설명이 맞긴 하지만 샘플 사례에서처럼 400g 가까이 줄어든 경우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과연 10호 닭을 쓴 게 맞는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튀기면서 무게가 늘어난 테스트 사례에 대해선 튀김 온도와 튀김 시간 등에 따라서 오히려 무게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었습니다.
![동일 업체 다른 점포 제각각 중량](https://img.sbs.co.kr/newimg/news/20170627/201063054_700.jpg)
이번엔 동일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다른 점포 3곳에서 동일한 메뉴를 사다 비교해봤습니다. 이 또한 제각각이었습니다. 692g, 677g, 618g으로 가장 양이 많은 곳과 적은 곳 사이에 74g 차이가 났습니다.
문제는 포장지 어디에도 이같은 중량이 표시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재료로 어떤 닭을 쓰는지는 물론 최종 조리된 치킨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도 표시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5개 업체 중 한 곳은 10호 닭을 쓴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있긴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개별 매장마다 또 개별 조리법마다 차이가 있어서 중량이 들쭉날쭉하다며 이렇다 보니 표준화된 중량을 표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무게의 진실은?](https://img.sbs.co.kr/newimg/news/20170627/201063055_700.jpg)
과연 그럴까요? 치킨과 비슷한 조리 식품인 햄버거나 피자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자발적으로 중량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 햄버거 업체는 채소는 물론 소스까지 똑같은 양을 쓰기 위해 고유한 장비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식당에서 먹는 갈비나 삼겹살 또한 1인분 정량을 저울에 달아 파는 게 기본이죠.
결국, 치킨 업체들이 가격 인상 대신 닭 크기를 줄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은, 돈 내고 사 먹는데도 중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치킨 업계 스스로가 불러온 자승자박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