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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市 "카니발·동성애 축제 지원 축소"…시장 종교성향 논란

윤영현 기자

입력 : 2017.06.18 10:02|수정 : 2017.06.18 10:02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 당국이 카니발 축제에 이어 동성애자 축제에 대해서도 재정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 시 당국은 올해 40억 헤알(약 1조3천800억 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며 대표적인 행사인 카니발 축제와 동성애자 축제에 대한 재정지원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우 시 관광공사(RioTur)는 시의 재정지원을 줄이는 대신에 민간 부문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행사 주최 측은 지난해까지 시 당국으로부터 37만 헤알(약 1억2천70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앞서 리우 시 당국은 2018년 카니발 축제 재정지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초 카니발 축제 당시 재정지원액은 2천400만 헤알(약 82억 원)이었습니다.

시 당국은 카니발 축제 지원을 줄여 158개 공립 탁아소의 어린이 1만5천여 명에 대한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바 학교들은 리우 시가 재정지원을 줄이면 삼바 전용공연장인 삼보드로무(Sambodromo)에서 펼쳐지는 카니발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카니발 축제가 파행하면 리우 시의 관광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2017년 카니발 축제 기간 리우 시를 찾은 관광객은 110만 명에 달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리우 시의 카니발·동성애자 축제 재정지원 축소를 마르셀루 크리벨라 시장의 정치·종교 성향과 연관 짓고 있습니다.

우파 브라질공화당(PRB) 소속인 크리벨라 시장은 복음주의 대형 교회인 '신의 왕국의 보편 교회'의 성직자 출신입니다.

크리벨라는 과거 쓴 책에서 가톨릭 신자를 악마로 묘사해 논란이 됐습니다.

그는 1999년에 쓴 책에 힌두교도가 자녀들의 피를 마신다고 적었고 동성애자 역시 사악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아프리카계 종교가 사악한 영혼을 숭배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좌파 성향의 정당에 소속된 한 리우 시의원은 크리벨라 시장을 종교적 근본주의자로 지목하면서 "크리벨라 시장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기준으로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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