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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1야당 민진당의 위기…도쿄 도의회 선거 목표도 제시 못 해

입력 : 2017.06.16 13:06|수정 : 2017.06.16 13:06


일본의 제1야당 민진당이 다음달 2일 열리는 도쿄도의회 선거를 보름가량 앞두고 목표 의석수도 제시하지도 못할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는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도의회 선거의 목표 의석수를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후보자 전원이 승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

민진당은 2009년 선거에서는 54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지만 정권을 잃은 뒤인 2013년 선거에서는 15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했다.

하지만 올해 선거는 2013년 선거 때보다 더 어려운 처지다.

당선자는 후보로 내는 24명 중 3분의 1 수준인 8명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10~11일 도쿄신문의 여론조사(18세 이상 유권자 1천21명 대상)에서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민진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1%에 그쳤다.

1위 도민우선회(22.6%), 2위 자민당(17.1%)은 물론 공산당(7.7%)에도 밀린 4위다.

민진당은 한때 도쿄도의회에서 자민당에 맞서 고이케 지사와 연대하기도 했지만, 선거에서는 결과적으로 고이케 열풍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신세가 됐다.

공천 예정자 중 7명은 선거를 앞두고 탈당했고 이 중 일부는 도민우선회에 들어갔다.

민진당의 전신은 오랜 기간 자민당을 견제해온 제1야당 민주당이다.

작년 3월 민주당과 유신당의 합당으로 탄생했고, 그해 9월 연예인 출신 스타 정치인인 렌호가 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독주를 계속하는 중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정당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도쿄도의회 선거가 렌호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도쿄도는 3번째 참의원 의원을 역임하고 있는 렌호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전날 렌호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목표 의석수를 밝히지 않은 것 역시 선거의 책임을 지고 경질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목표 의석을 지나치게 낮게 밝힐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실현 불가능한 수준으로 제기했다가는 선거 후 목표 달성 실패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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