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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말레이 총리 비자금' 추가 압류…피카소 작품 등 포함

입력 : 2017.06.16 10:25|수정 : 2017.06.16 10:25


미국 정부가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된 미국내 자산에 대한 추가 압류 절차에 착수했다.

작년 7월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 상당의 횡령 자산에 대한 압류 소송을 제기한 이후 5억4천만 달러(약 6천억원) 규모의 은닉자산이 추가로 확인된 결과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빼돌린 나랏돈으로 조성된 미국내 자산에 대한 추가 압류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장은 헬리콥터 이착륙장과 영화관, 헬스장 등 시설을 갖춘 1억6천500만 달러 상당의 호화 요트와 1994년 개봉한 미국 코미디 영화 '덤앤더머 투'의 판권 등을 압류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밖에 각각 320만 달러와 92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피카소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석류 등도 압류해야 할 자산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케니스 블랑코 미국 법무부 차관보 대행은 "오늘 제기한 소송은 다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로 이뤄진 이번 사기 사건에 새 장을 열었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횡령 자금의 규모는 45억 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7월 미국 법무부가 처음 관련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개시했을 당시 밝힌 횡령 규모(35억 달러)보다 10억 달러나 늘어난 금액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일반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빼돌려진 돈은 공모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뒷받침하는데 쓰였다"고 덧붙였다.

1MDB 스캔들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측근들이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에 설립한 회사로, 2015년 말 천문학적 부채가 드러나면서 비리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에 6억8천100만 달러(약 7천700억원)의 돈이 흘러들어 간 정황도 포착됐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 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합법적 정치기부금이라고 판정하고 수사를 종결했지만, 자금세탁처로 이용된 미국·스위스·싱가포르 등은 1MDB에서 최대 60억 달러가 횡령됐다고 보고 국제 공조수사를 벌여왔다.

횡령된 자금 중 일부는 2013년 개봉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제작에 투자됐다.

디캐프리오 재단 측은 15일 말론 브란도의 1954년 오스카상 트로피 등 해당 영화의 제작사인 레드 그라나이트에서 기증 받은 물품을 모두 반납했다고 밝혔다.

레드 그라나이트는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이자 1MDB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리자 아지즈가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기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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