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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퇴역 장성, 제헌의회 이견으로 자문기구서 사임

입력 : 2017.06.15 06:41|수정 : 2017.06.15 06:41


베네수엘라의 한 퇴역 장성이 제헌의회 구성 절차에 대한 이견으로 국방 자문기구에서 사임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시스 로페스 라미레스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제헌의회 구성절차에 대한 이견으로 일주일 전에 자문기구인 국방협의회의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고 공개했다.

2년 전 퇴역한 로페스는 "반정부 시위에 대응하고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과 제헌의회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에 앞서 국민투표로 국민적 동의를 구했어야 하지만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제헌의회를 소집하고 의원을 선출하는 절차와 방식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부연했다.

로페스는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에게 다른 직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우정과 존경을 표명하기도 했다.

앞서 루이사 오르테가 검찰총장도 제헌의회 구성절차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했다고 비판하며 대법원에 제헌의회 구성 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마두로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들어 마두로 정권 내부에서 제헌의회를 두고 균열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균열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야권에 동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멘토인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충고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5월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 혼란을 돌파하려고 제헌의회를 통한 헌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카드를 자유선거를 피한 채 권력을 유지하려는 책략이라고 반발하며 제헌의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야권은 특히 군부를 향해 정권에 부역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는 최근 트위터에서 "군부가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는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군부는 여전히 마두로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로페스의 사임이 군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전날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지지 의사를 거듭 밝혔다.

파드리노 장관은 지난주 군에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거나 공격하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 정국 혼란 속에 68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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