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너희도 똑같아" 손가락질…죄는 회장이, 피해는 우리가

남상우

입력 : 2017.06.15 11:54|수정 : 2017.06.15 11:54


죄는 회장이 피해는 우리가?“그딴 거 팔아서 돈 벌고 싶냐? 너희도 똑같은 XX들이야.”“호색이 치킨 아니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욕설. <br /><br />이번 주에만 벌써 5번째.
급감하는 매출은 급기야 생계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해야만 했다.
‘나는 아무 죄도 없는데…’
정말 참담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온 동네에 묵묵히 사과문을 돌렸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21시 15분, 불과 열흘 전만해도 눈코 뜰새 없이 바빴을 시간.
하지만 걸려오지 않는 주문전화. <br /><br />어떻게 된 일일까?
6월 3일, 한 치킨 업체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 했다는 제보가 전국을 들끓게 했다.“매출이 3분의1가량 급감했어요.”
그 피해는 곧바로 가맹점주들에게 향했다.
회장이 저지른 논란으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은 사례. <br /><br />이뿐만이 아니었다.2016년 4월, 모 피자 업체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이 피자 업체를 향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사과는 역시나 애꿎은 가맹점주들의 몫이었다.“매출이 10분의1로 떨어졌어요.”
급감하는 매출. <br /><br />많은 점주들이 가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빚 갚느라 집 팔고… 땅 팔고… 지금은 택배일하고 있어요.”
큰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 <br /><br />그들은 과연 본사로부터 보상을 받았을까?
“전혀 없었어요. <br /><br />전혀!”
안타깝게도 당시 그 피자업체 가맹점주들은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했다.
“손해배상 소송을 해서 이겨도 그 회사 이름 걸고 장사를 못하잖아요.”
“본사에 찍히면 어떡해요. <br /><br />본사에 해를 끼치면 위약금이 1,500만원이에요.”
문제의 치킨집 가맹점주들 또한 본사의 보복이 두려워 쉽게 피해보상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보상에 대해 섣불리 말씀드릴 수 없어요. <br /><br />윗분들하고 이야기를 해봐야…”
본사측 직원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하루하루 피가 말라요.”
시간이 필요하다는 본사. <br /><br />하지만 치킨집 점주들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3일, 한 치킨집 회장이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많은 고객이 이에 분노해 불매운동을 벌였고 애꿎은 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과연 그때는 본사로부터 보상을 받았을까?

기획 하현종 / 구성 남상우 인턴 /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