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화재경보도 안 울려" 런던 27층 화재 사망자 규모에 우려 커져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06.14 16:44|수정 : 2017.06.14 16:53



영국 런던의 27층짜리 아파트 건물 대형화재로 사망자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오늘(14일) 새벽 1시쯤,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미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거주민 상당수가 대피했지만, 고층 입주자를 위주로 탈출이 여의치 않았을 거란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주민 대다수가 잠들었을 새벽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한데다, 2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삽시간에 꼭대기 층까지 번졌기 때문입니다.

화재경보까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까지 잇따르며, 상당수 주민이 제때 대피할 수 없었을 거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피한 주민들은 인근 건물에서 물과 담요 등을 공급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지만, 주민 상당수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30여 명은 화상과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렌펠 타워에는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화재 목격자는 BBC에 "건물 꼭대기에서 살려달라고 불빛을 흔드는 사람을 봤는데 탈출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건물 밖의 한 자동차에서 울리는 경보음을 듣고 일어나 대피했습니다.

4층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며, "누군가가 4층의 모든 현관문을 두드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건물 밖으로 피신하고 건물에 화염에 휩싸인 뒤에야 화재경보가 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3층에 거주하는 한 남자 역시 화재경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형과 함께 거주하던 그는 "새벽 1시 45분쯤 집에 돌아오니 건물에 불길이 치솟고 있어 형한테 전화해 탈출하도록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23층에 사는 그의 삼촌은 대피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거주자는 이웃집에서 경보음을 듣고선 "처음엔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곧 이웃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무언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저층 거주자들은 화염으로 출구가 막힌 탓에 침대보로 줄을 만들어 창문을 통해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한 화재 목격자는 CNN에 "불을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었다"며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건물 붕괴 위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근에 사는 배우이자 작가 팀 다우니는 "건물이 붕괴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며 말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습니다.

현재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45대와 소방관 200여 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런던 소방당국은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건물이 너무 크고 복잡해 현재로서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