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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 대학생 17개월만에 혼수상태로 석방

곽상은 기자

입력 : 2017.06.13 22:54|수정 : 2017.06.14 05:44


북한이 17개월째 억류해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석방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국무부가 웜비어의 석방을 얻어냈다"며 "웜비어가 가족과 만나기 위해 현재 귀국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윔비어의 부모는 그가 현재 혼수상태에 빠져 환자수송용 비행기로 이동 중이라고 미국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아들이 지난해 3월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이 사실을 1주일 전에야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웜비어가 재판 이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고,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 상태에 빠졌다고 이들은 전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웜비어의 석방 소식을 공식 발표했지만, 그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상원 외교위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웜비어의 상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이후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째 북한에 억류돼왔습니다.

웜비어의 석방으로 현재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 국적자는 김학송, 김상덕 씨와 김동철 목사 등 3명으로 줄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는 한 달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월 21일 평양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중 북한 당국에 체포됐으며, 김학송 씨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을 해오다 지난달 6일 적대 행위 혐의로 평양역에서 붙잡혀 구금됐습니다.

김동철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간첩 및 국가전복 혐의로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들 3명의 석방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웜비어 석방은 미국 NBA 유명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직후 발표돼 로드먼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방북길에 오른 로드먼은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내 (방북) 목적은 아니"라면서도 "내 임무에 대해선 미국으로 돌아가서 말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팬인 로드먼은 2013년 2월 처음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과 회동했으며, 이번이 5번째 방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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