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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vs "경제활성화" 정읍 소 싸움장 놓고 공방

입력 : 2017.06.13 15:10|수정 : 2017.06.13 15:10


전북 정읍시가 조성하는 축산테마파크 안의 소 싸움장을 놓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소 싸움장이 사실상의 도박장으로 동물 학대를 조장하는 시설인 만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읍시와 축산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소싸움 경기장은 정읍시가 내장산 자락 6만여㎡ 부지에 113억원을 들여 만드는 축산테마파크의 핵심 시설이다.

이르면 다음 달 착공해 내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정당들은 '소싸움 도박장 건립반대 정읍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을 결성해 거리 홍보활동과 정읍시청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정읍지역의 민주노총, 전교조, 정의당,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등 12개 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됐다.

단체는 "소싸움 경기장은 우권을 사서 베팅을 하는 도박시설"이라며 "아이들의 정서와 정읍시의 이미지 측면에서 전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업 부지에 대해서도 "가축 사육 절대 금지구역인 데다 인근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민여가캠핑장이 있다"며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녹색당도 13일 성명을 내 "소싸움은 전통민속을 핑계로 한 동물 학대"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녹색당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소싸움에 참여하기 위해 자주 이동해야 하는 소들한테서 수송열이 발생하고, 몸을 불리는 비육 과정에서는 고창증이 생긴다"며 "이 모든 것이 소의 본래 생태를 위반한 동물 학대"라고 밝혔다.

녹색당은 이어 "소 싸움장 운영으로 발생한 지자체의 재정 위기는 이미 청도군과 진주시의 사례에서 증명됐다"며 "재정 건전성이 좋지 않은 정읍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축산테마파크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읍시 축산단체와 사회단체 등은 "정읍의 사계절 관광지화에 기여하고 주민의 소득과 고용 창출 효과가 클 것"이라며 찬성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시설은 소싸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라며 "도박장이라는 주장은 지나치다"고 공박했다.

테마파크는 전형적인 1차 산업에 머물러왔던 축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6차 산업으로 이끄는 거점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부지의 위치에 대해서도 이들은 "내장산 인근이어서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좋고 시민이 접근하기에도 편리하다"고 설명하고, "오랫동안 정읍시와 축산농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 결정한 만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읍시도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됐으며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읍시는 테마파크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했으며 부지 매입도 사실상 완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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