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구 10% 이상 비만"…아프리카도 '비만 급증'

지구촌 인구의 10% 이상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30년 사이 비만 인구가 눈에 띄게 급증하면서 심장병·당뇨병 등으로 한해 수백만 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사실은 미국 워싱턴대 보건측정평가연구소(IHME)가 게이츠재단의 후원을 받아 195개 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비만 연구로서는 가장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나온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됐다.

이 결과에 따르면 비만 문제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까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터키나 베네수엘라, 부탄 등 73개 국가의 경우 2015년 기준 비만 인구가 1980년에 비해 최소한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성인 가운데 6억400만 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1억800만 명이 비만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어린이들의 증가 속도는 성인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IHME는 조사 대상 국가들로부터 1천800개에 달하는 자료들을 수집·분석해 2015년을 기준으로 비만에 따른 심장병과 당뇨병, 신장병 등으로 숨진 사람이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어린이들의 12.5%가 비만 상태에 있다. 이는 1980년 5%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이 기간 비만 인구는 26.5%로 16.0% 포인트 급증했다.

중국의 경우 1980년 비만 인구가 전체의 1%에도 못 미쳤으나 2015년에는 5%로 5배 이상 늘었다.

부르키나파소, 말리, 기니비사우 등 아프리카 3개 국가의 경우 비만 인구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부르키나파소는 1980년 이후 비만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해 전체 인구의 7%가 비만에 시달리고 있는 등 전 세계에서 비만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비만에 따른 사망 관련 비용이 감소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비만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노스캐롤라이나대 배리 팝킨 교수(영양학)는 "지구촌 그 어느 나라도 과체중이나 비만 인구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체중 또는 비만에 따른 질병 치료비 및 경제적 비용이 놀랄만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값싸고 영양가가 없는 포장 식품 섭취가 비만의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조사에 참여한 애슈칸 애프신 IHME 조교수는 "가공식품과 에너지 강화식품, 식품회사들의 집요한 마케팅 등으로 이런 식품들을 주변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식품 환경의 변화가 비만의 주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