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한국인 최초 美 반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29살 선우예권이 세계적 권위의 피아노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습니다.

반 클라이번 재단과 심사위원단은 미 텍사스 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17일간 진행된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폐막하며, 선우예권을 1위인 금메달리스트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55년 역사를 지닌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2005년 양희원, 미국명 조이스 양이, 2009년 손열음이 각각 2위를 차지했던 적은 있습니다.

5월 25일 개막한 올해 대회에서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신예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습니다.

선우예권은 준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Op.109,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6번 Op.82,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K.467을 각각 연주했습니다.

결선에서는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Op.81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Op.30을 연주했습니다.

선우예권은 결선에선, 피아노 협연의 난곡으로 손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소화해 관객들의 전원 기립 박수와 환호를 끌어내며 입상에 청신호를 켰습니다.

다른 피아니스트보다 다소 늦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한 선우예권은 실력에 비해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늦게 알려진 연주자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음악원, 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했고, 이어 뉴욕 매네스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에게 지도를 받았습니다.

2015년 독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것 외에도 2014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 2013년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 2012년 윌리엄 카펠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념하는 대회입니다.

1962년을 시작으로 4년 주기로 열리며 루마니아의 라두 루푸, 독일의 크리스티안 차하리아스 등을 입상자로 배출했습니다.

예심을 통과하더라도 준준결선, 준결선, 결선 등 모두 5번의 무대를 통해 수상자를 까다롭게 가리지만 일단 입상하면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희망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포스워스 스타-텔레그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