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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없어 주 60시간 격무…'소방관 눈물' 언제 멈출까

입력 : 2017.06.09 09:13|수정 : 2017.06.09 09:13

전남 22개 시군 중 8곳 소방서 없어…'1인 소방관' 근무지도 수두룩


"인력 부족으로 구조대원 2명이 직접 운전하고 무거운 장비까지 들고 구조활동을 하니 다칠 우려가 크죠."

전남의 한 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A씨는 2인 1조로 하루종일 근무하고 다음날 쉬는 2교대 근무를 수년째 하고 있다.

휴무일에도 큰불이나 대형 사고가 나면 비상소집되지만 지자체 예산 실정에 따라 수당을 받지 못하고 식사비만 받는 날이 많다.

20여 년째 소방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A씨는 9일 "수당보다도 인력 부족으로 대원들이 몸이 상하고 위험한 상황에 많이 노출돼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소방차가 2대 있으면 적어도 5명이 근무해야 하는데 3∼4명뿐이거나 구조대도 3인 1조나 2인 1조인 곳도 많다. 구급차에도 2명이 타 1명이 운전 및 보조 업무를 하고 1명만 사고 처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의무소방원을 함께 구급차에 태워 3인 1조 근무를 하는 곳 역시 의무소방원들의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일주일에 절반은 2인 1조로 출동한다.

통상 화재대응·구조·구급 현장 업무를 하는 소방공무원은 주간·야간·휴무를 반복하는 3교대 근무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전남에는 22개 시군 중 14곳에만 소방서가 있고 전체적인 인력도 부족해 2교대로 근무하거나 '1인 소방관' 체계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소방서나 119안전센터와 멀리 떨어진 취약지역에 배치하는 119지역대 102곳 중 소방공무원이 상주하는 곳은 68곳으로, 이 중 28곳은 교대근무자 없이 소방관 한 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고 출동 반경도 커 소방관 1인이 관할하는 지역이 10만㎡가 넘는 곳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전남도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2천338명의 월 평균 근무시간은 240시간에 달했다.

광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시민 149만2천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공무원은 1천202명.

소방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인구수가 1천241명으로 미국 1천075명, 일본 820명보다 훨씬 많다.

산악구조대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소방관 B씨는 "'더 빨리 구했더라면'이라고 자책하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관이 많다. 이런 트라우마 자체를 줄일 수 있게 인력 증원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현 정부 계획대로 기존 4만4천명인 소방공무원 수를 2만2천명 더 늘린다면 농어촌이나 도서 지역의 '나 홀로 소방서'도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여 년 경력의 소방관 C씨는 "지자체들이 인력 총원제에 묶여 있어 소방관 증원 필요성을 알면서도 다른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제대로 충원하지 못했다"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C씨는 "긴박한 대형사고 현장에서 안전처와 시·도지사 등 여러 경로로 보고하며 지휘체계 일원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적도 많다. 단순히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해 국가직 전환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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