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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 실험은 '글쎄'…'유효슈팅 제로' 공격은 답답

김형열 기자

입력 : 2017.06.08 06:45|수정 : 2017.06.08 08:30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전을 눈앞에 두고 스리백을 실험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수비 라인에 3명을 두는 3-4-3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 2015년 9월 부임 후 30차례가 넘는 A매치에서 줄곧 포백(4-back)을 써 온 슈틸리케 감독이 스리백(3-back)을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카타르와 이란, 우즈베키스탄전까지 단 3경기를 남겨놓은 것을 고려하면 모험을 건 셈입니다.

상대팀에게 포백 전술이 모두 읽혔다는 판단에 스리백을 가동한 슈틸리케 감독은 주장 기성용에게 중책을 맡겼습니다.

기성용을 스리백의 가운데에 두면서 미드필드가 아닌 맨 뒤에서 팀 전체 공수를 관장하도록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성용의 킥력과 정확한 패스를 활용해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에게 볼을 배급하도록 한 것입니다.

또, 기성용이 순간적으로 공격 라인까지 올라가면, 미드필드 좌우의 박주호와 김창수가 수비로 내려와서 포백을 형성하는 기성용 시프트도 가동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리백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기성용의 시프트 기회는 거의 없었고, 이 때문에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뒤로 처지는 형태가 됐습니다.

수비에 중점을 둔데다 처음 시도해 보는 전술 탓에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더욱 위축됐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에는 스리백을 접고 포백으로 다시 돌아와 경기를 마쳤습니다.

스리백을 가동하는 동안 지동원을 최전방에, 손흥민과 이청용을 좌우 측면에 배치한 공격진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은 전반 36분에야 첫 슈팅을 기록했고, 유효 슈팅이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정교함이 떨어졌습니다.

후반 들어 이청용, 손흥민, 남태희를 불러들이고 황희찬, 이근호, 이명주 등을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이라크를 상대로 수비 불안과 결정력 부재 등 공수에서 모두 문제점을 드러낸 대표팀은 오는 10일 결전의 장소 도하로 이동해 14일에 카타르와 일전을 치릅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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