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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초등학교 교육용 닭·공작새까지 살처분

이종훈 기자

입력 : 2017.06.07 18:38|수정 : 2017.06.07 18:38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제주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살처분이 진행되는 가운데 닭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조류를 키우고 있는 제주시 해안초등학교에서도 살처분이 진행됐습니다.

해안초는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이 나온 제주시 노형동 농가에서 반경 3㎞ 이내에 있어 살처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학교 건물 서쪽에 자리 잡은 '해안둥지'는 에코 그린 체험활동을 통해 창의·인성을 함양하는 제주형 자율학교 특성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된 생태체험학습장입니다.

어린이들이 종종 이곳을 찾아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동물들의 행태를 관찰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게 하려고 마련됐습니다.

해안둥지에는 백자보와 오골계, 칠면조, 공작새 등 조류 70여 마리와 토끼 10여 마리가 함께 지내고 있었지만 오늘(7일) 살처분 작업이 끝나자 안에는 토끼 십여 마리만 남았습니다.

그동안 제주에서 진행된 살처분은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오늘은 수가 적어 살처분용 주사를 놓고 포대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살처분된 조류들은 학교 밖 다른 곳으로 옮겨져 매몰 처리될 예정입니다.

학교 측은 오늘까지 학생들에게 살처분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사후 살처분이 AI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인 만큼 아이들의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담임교사들이 사정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살처분은 문제없이 마무리됐지만, 교정에서 함께 자라던 동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게 되는 일인 만큼 학생들의 심리적 충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분간 생태체험학습장 주변에 학생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임연숙 해안초 교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인 만큼 정서적, 감정적 부분보다 더 큰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부분을 설명하는 등 아이들의 심리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담임교사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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