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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소방 장구 앞에 꿇어앉은 文 대통령 "두고두고 귀감"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6.07 16:11|수정 : 2017.06.07 17:14



"이게 최길수 소방관 장구입니까. 잘 좀 보존을 해야겠습니다. 정말 귀감으로 두고두고 보여줄 만 합니다"

문 대통령은 7일 용산소방서에서 열린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던 중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시민의 목숨을 구한 최길수 소방교와 김성수 소방위의 불타버린 소방 장구를 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두 소방관은 지난달 11일 용산구의 한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 투입돼 불 속에 고립됐던 김모씨 부부가 탈출할 수 있도록 소방장구만 착용한 채 몸으로 불길을 막아냈습니다.

덕분에 김씨 부부는 목숨을 건졌지만, 김 소방위는 얼굴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최 소방교는 16m 높이의 창문에서 뛰어내려 허리뼈가 골절됐습니다.

당시 최 소방교는 3주 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입원치료를 받느라 최근에야 결혼식을 올렸고 아직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간담회장에서 최 소방교를 만난 문 대통령은 "최길수 대원과 김성수 대원 두 분 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병문안이라도 가 보고 싶었는데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트위터로만 격려하는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40여명의 소방관과 일일이 악수하고 직접 소방관들에게 커피를 따라준 뒤,기념사진과 '셀카' 촬영 요청에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처우 개선을 부탁했습니다.

한 여성 소방대원이 소방서에 육아시설이 없어 아이 맡길 곳이 없다고 이야기하자 문 대통령은 "보육시설 문제가 왜 해결이 안되느냐"고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에게 물었습니다.

최 서장이 "그것까지 할 재력이나 환경이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여러 소방관서가 연합해서 한다든지 용산 일대에 있는 다른 공공분야와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용산소방서 4층에 마련된 소방안전체험교육장에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소방교육을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것은 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용산서에 왔을 때도 똑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다만 그때는 저도 소방관 여러분과 함께 촉구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는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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