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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 없는 테니스 선수 헌트 "언젠가는 메이저 대회"

입력 : 2017.06.07 10:16|수정 : 2017.06.07 10:16

태국 퓨처스 대회 출전해 본선 1회전 탈락


한쪽 팔이 없는 테니스 선수가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 대회에 출전해 세계 랭킹 진입에 도전장을 던졌다.

AFP통신은 7일 뉴질랜드의 알렉스 헌트(24)라는 남자 선수의 사연을 소개했다.

헌트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이 없었다.

지금은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인공 팔을 부착했다.

테니스에서는 백핸드 샷을 대부분 양손으로 하기 때문에 한쪽 팔이 없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헌트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퓨처스 대회 문을 두드리며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진입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퓨처스 대회는 성인 무대 입문 단계로 주로 세계 랭킹 200∼300위대 선수들부터 아직 세계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까지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퓨처스보다 한 단계 높은 대회가 챌린저, 또 그다음 단계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투어 대회다.

헌트는 5일 태국에서 개막한 ITF 태국 퓨처스 1차 대회(총상금 1만5천 달러)에 출전했다.

그는 랭킹 포인트가 없어 예선을 거쳐야 했지만 본선에 바로 뛸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받았다.

헌트가 퓨처스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1회전 상대 위샤야 트롱차로엔차이쿨(674위·태국)에게 0-2(1-6 2-6)로 져 탈락했다.

헌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팔 두 개가 다 있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농담하며 "나도 언젠가는 그랜드 슬램 대회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퓨처스 대회에 처음 출전한 헌트는 올해 2월 인도네시아 퓨처스 1차 대회 예선 1회전에서 처음으로 한 세트를 따냈다.

또 같은 달 인도네시아 퓨처스 3차 대회 예선 1회전에서는 감격의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헌트는 "우선 랭킹 포인트를 빨리 얻는 것이 1차 목표"라며 "그렇게 되면 세계 각지를 다니며 대회에 출전,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랭킹 포인트를 얻으려면 퓨처스 대회 본선 1회전에서 이기거나,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

그는 "2, 3살 때부터 라켓을 잡았다"며 "다른 사람들, 특히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애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헌트는 다음주 열리는 태국 퓨처스 2차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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