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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통령에 편지…"피해 등급 기준 명확하게"

입력 : 2017.06.05 11:52|수정 : 2017.06.05 11:52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유엔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피해 지원 제도 개선을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들은 "참사 피해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피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대구에 사는 권민정씨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가 아이 두 명을 잃은 가슴 아픈 사연을 편지에서 털어놨다.

권씨는 2004∼2007년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가 2005년 임신 31주차였던 둘째 '밤톨이'(태명)를 잃었고, 2006년 말에는 생후 4개월이던 동영이를 또 잃었다.

권씨는 두 아이를 잃은 자신을 '죄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기적인 엄마는 소중한 아가에게 유해물질을 주고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며 "꽃보다 예뻤던 아가들은 우리나라가 지켜야 할 국민이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체계를 만들어달라"고 읍소했다.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2015년 부친을 잃은 김미란씨는 "아버지는 4단계 피해로 판정된 간질성 폐 질환으로 돌아가셨다"면서 "3·4단계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정부는 급성이 아닌 만성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아이들이 호흡기질환에 시달리게 된 김미향씨와 이재성씨, 자신이 피해를 당한 주부 김옥분씨 등도 문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썼다.

가피모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만나 관련 입장을 전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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