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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 시달리던' 40대 조현병 환자, 굴삭기로 건물·차량 부숴

홍순준 기자

입력 : 2017.06.05 10:49|수정 : 2017.06.05 16:12


40대 조현병 환자가 새벽에 굴삭기를 몰고 와 건물과 차량을 잇달아 부수다 검거됐습니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환청에 시달리다 굴삭기로 건물과 주차 차량 2대를 부순 혐의로 46살 양 모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양 씨는 어제(4일) 새벽 1시 20분쯤 전남 화순군 이양면에서 슈퍼마켓 건물과 주차해 놓은 차량 2대를 굴삭기를 운전해 부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양 씨가 굴삭기로 슈퍼마켓 건물을 부수자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노부부가 깜짝 놀라 피신하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조사결과 양 씨는 사건 현장 주변에 열쇠가 내부에 보관된 채 주차된 50살 A 씨의 굴삭기를 훔쳐 타고 운전해 슈퍼마켓 건물을 굴삭기 삽으로 부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슈퍼마켓을 부순 양 씨는 이후 주변에 주차된 승용 차량과 화물차량도 잇따라 부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총으로 쏴 죽이라"며 굴삭기를 조작해 저항하는 양 씨를 테이저건을 쏘고 굴삭기의 엔진 부분을 열어 시동을 끈 뒤 제압했습니다.

15여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아온 양 씨는 "신으로부터 슈퍼마켓에 살인범 3명이 있다. 굴삭기로 잡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광주에 원자탄이 터져 방사능이 화순까지 퍼졌다"는 등 횡설수설했습니다.

화순에 거주하는 양 씨는 환청을 듣고 버스를 타고 사건 장소까지 홀로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결과 양 씨가 사실상 홀로 지내는 '외톨이'였다"며 "조현병을 오랫동안 앓아 왔지만 최근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전남 화순경찰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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