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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몸살' 이탈리아 베네치아 "도심에 새 호텔 개장 금지"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6.04 11:24|수정 : 2017.06.04 11:24


한 해 2천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밀려들며 거주민들이 도심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시내 중심주에 새 호텔 개장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법안은 호텔,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B&B 등의 숙박 시설의 신규 개장과 증축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신규 개장과 기존 호텔의 증축을 원할 경우 계획서를 시의회에 제출해야 하며, 시의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법안을 발의한 데 마르틴 의원은 "베네치아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며 "최근 수 십 년 동안 베네치아의 구도심은 점점 커지고 있는 관광 산업의 압력에 노출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종전에 주민들이 거주하던 건물을 호텔들이 점점 차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베네치아의 사회 구조의 질이 점점 저하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네치아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관광객들이 급증하며 도심의 임대료가 오른 탓에 주민들이 도심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속도의 주민 이탈이 이어지면 2030년에는 베네치아 도심에 거주하는 주민이 단 한 사람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베네치아 주민들은 급증하고 있는 관광객 탓에 일상적인 삶이 위협받고 있다며 불편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데, 관광객이 연중 가장 많이 몰리는 작년 8월에는 급기야 '관광객은 꺼지라'는 문구가 담긴 분노의 전단지가 도심 곳곳에 배포됐고, 이후에도 관광객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호텔 신규 개장 금지 외에도 도심 관광객 온라인 예약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등 넘쳐나는 관광객을 통제하고, 도심에서의 이동 수단인 바포레토 이용 가격을 현지 주민에게 할인해주는 등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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