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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홀대받던 스페인 거장 미술작품, 고국 방문서 '구름관객'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6.04 05:34|수정 : 2017.06.04 12:17


▲ 프라도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스페인의 거장 고야의 1797년작 '알바 공작부인'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뉴욕에서 '찬밥' 취급을 당하던 스페인 거장들의 미술품이 고국 나들이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뉴욕 맨해튼 북부 할렘의 한 박물관에 걸려 있던 고야,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의 명화 등 200여 점의 작품들은 지난 4월 4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전시되면서 지금까지 15만 명의 관람객을 모았고, 9월 초 전시회가 끝날 때쯤에는 4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들 작품은 '미국 히스패닉 소사이어티'라는 단체가 소장한 것으로 맨해튼의 흑인·히스패닉 주거지인 할렘의 '보자르 박물관'에 걸려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정상급 컬렉션이었지만 뉴요커들은 이곳을 즐기지 않았고, 
무료입장이었는데도 박물관 측은 관람객 동원에 늘 고전하면서, 5년 전에는 소장해온 금화들을 경매에 부쳐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은 '거장들의 귀향'에 열렬히 반응했습니다. 

전시회 개막식에 국왕인 펠리페 6세의 부모인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과 소피아 왕비가 참석했고, 스페인 예술계 인사 중에는 냉방이 안되는 뉴욕의 전시실에 걸려 있던 그림을 보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프라도 미술관은 새로 개관한 '제로니모스 관'의 3개 층을 전시장으로 내주었습니다. 

'미국 히스패닉 소사이어티'는 뉴욕 박물관을 2년간 휴관한 상태에서 작품들의 해외 전시를 통해 1천600만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돈은 박물관의 지붕, 조명, 전시장 냉난방 등 개보수에 쓰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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