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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사거리서 경복궁까지 도로 없는 보행 광장 된다

이종훈 기자

입력 : 2017.05.31 17:20|수정 : 2017.05.31 17:20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상 차도를 없애 보행자를 위한 '온전한 비운 공간'으로 만들고, 율곡로와 세종로는 지하화하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서울시가 광화문 재구조화를 위해 꾸린 조직의 공식적인 제안 인만큼, 추후 시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논의를 해 온 전문가 모임인 '광화문포럼'은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종합 구상안을 소개했습니다.

이 안은 율곡로만 지하화하는 2010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안과 율곡로를 곡선화하고 세종로를 한쪽에 몰아넣자는 2005년 문화재청 안의 문제점을 개선한 안입니다.

이에 따르면 지금의 세종로는 교보생명과 KT 사옥 사이 지점쯤부터 지하로 들어가고 율곡로 역시 광화문 앞 구간은 지하화해 연결합니다.

세종문화회관·KT사옥에서 미국 대사관, 의정부터 앞, ?Z고 광화문에 이르는 넓은 공간이 모두 차 없는 광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입니다.

포럼은 지하철 3호선을 피해 율곡로를 지하화하면 그 자리에 월대를 회복하고 해태상도 원래 자리로 이전할 수 있으리라고 봤습니다.

또 복원된 의정부터와 정부종합청사 인근에는 각각 안내·편의시설을 두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사헌부 관헌들이 궁궐을 드나드는 관원을 관찰하던 동십자각을 현재의 길 한복판에서 옮겨 궁성과 다시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전차 부설로 사라진 서십자각도 복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으로는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향적 계획 방식으로 추진하되,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광장 운영 조례를 개정할 것 등을 제안했습니다.

포럼은 이 같은 내용을 '포럼안'으로 삼아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제안할 계획입니다.

광화문포럼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를 보행중심 지역으로 꾸미고자 서울연구원에서 주관해 만든 그룹입니다.

도시계획과 역사, 건축, 교통 등 각계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해 논의해왔습니다.

오늘 토론회는 함인선 BHW 대표가 역사와 미래가 같이하는 공간, 국가 중심 공간, 공공적 진화, 일상과 비일상이 소통, 상향적·사회적 합의에 따른 재구조화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홍순민 명지대 교수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 회복'을 주제로 광장∼광화문∼경복궁∼백악산∼북한산∼하늘로 연결되는 경관축·옛길·도시구조 보존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단절된 경복궁과 도시공간을 연결해 도시 골격과 맥락을 회복하고,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거쳐 하늘로 이어지는 경관을 고려해 서울의 대표 모습을 만들어나가고, '비움의 원칙'에 따라 광화문광장을 교통섬이 아닌 보행광장으로 확대개편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또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수가 '광화문광장 개선 시 교통부문 검토사항', 손수호 인덕대 교수가 '광화문광장의 운영'을 각각 발표했습니다.

김 교수는 한양도성 내부가 녹색교통 진흥지역으로 지정된 점을 언급하며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한양도성 내 강력한 승용차 이용 제한에 동의하고, 승용차 수요관리 정책을 수립해 연계해야 한다"며 "신분당선이나 버스 환승시설 등 대중교통 기반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늘 공개된 '포럼안'을 비롯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공사 비용과 사업 기간, 기술적 실현 가능성, 단계별 추진 방안 등을 고려해 연말까지 개선안을 만들 방침입니다.

한편,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하면 정치·문화 관련 행사 참여 경험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광화문포럼이 지난달 25∼28일 서울 시내 거주 20세 이상 광화문광장 방문 경험자들을 조사한 결과 '광화문광장의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6%가 '정치·문화 행사에 참여해 응집했던 시민의 모습'을 꼽았습니다.

또 광화문광장에 대한 불만족 이유로는 가장 많은 29.7%가 '휴식할 만한 공간이 별로 없어서'를 들었습니다.

향후 개선 과제로는 절반이 넘는 51.2%가 '쾌적성과 이용성'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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