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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재판 첫 증인 '삼성합병 반대론자' 나온다

류란 기자

입력 : 2017.05.29 08:16|수정 : 2017.05.29 08:16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공모해 592억 원대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재판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오늘(29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주 전 대표의 증인신문을 진행합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하는 증인은 주 전 대표가 처음입니다.

주 전 대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가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인물로 지난해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재벌은 몸통, 최순실은 파리" 등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검찰은 양사 합병에 관해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 합병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연결 고리로 작용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삼성그룹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나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훈련 지원금 등 여러 명목으로 지원을 받고 그 반대급부로 합병이 성사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줬다는 게 검찰과 특검의 판단입니다.

특검과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두 회사를 합병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최 씨를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합병 성사를 위해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성민 전 국민연금공단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 원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증인으로 나옵니다.

김 전 위원장도 삼성 합병에 반대 의사를 가졌던 인물로 특검은 삼성 측이 청와대에 부탁해 김 전 위원장 교체를 시도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삼성, 국민연금 의결권위원회 교체 한대 김성민'이라고 쓴 내용이 파악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은 특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양사 합병이 승계 작업과 무관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합병은 두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입니다.

또 그룹 미래전략실이 주도적으로 합병을 추진한 것이 아니며 양사가 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청해 기업설명회 활동을 하는 등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최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게 됩니다.

지난 25일 열린 두 번째 공판은 최 씨 재판 기록을 조사하는 절차가 이뤄져 최씨가 나오지 않은 채 박 전 대통령만 재판을 받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 재판과 기존에 진행된 최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재판이 병합된 이후 첫 공판인 만큼 특검과 검찰이 어떤 형태로 '공동 전선'을 펼쳐 공소유지에 나설지도 주목됩니다.

증인신문에서는 양 기관이 수사한 내용에 맞게 각각 질문하거나 일단 한쪽에서 도맡은 뒤 추가 확인할 몇 가지만 다른 기관에서 추가로 물어보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또한 오늘 '국정 농단' 관련 사건들의 공판을 열고 증거조사 강행군을 이어갑니다.

형사합의27부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공판을 열고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입니다.

형사합의30부는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공판을 엽니다.

재판에는 신 모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실 행정관과 박영국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관리 및 집행 경위를 증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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