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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명절 통행료 무료화 공약…"예산 뒷받침 필요"

입력 : 2017.05.26 15:43|수정 : 2017.05.26 15:43


문재인 대통령이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실화를 위해서는 예산 뒷받침이 필요한 것으로 검토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토부에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더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국토부는 26일 오전 국정기획자문위에 업무보고를 했다.

국토부가 문 대통령의 공약 검토 결과를 보고하고 국정기획위 위원들이 주요 안건에 관해 묻고 답하는 식의 토론이 이뤄졌다.

국정기획위 위원들은 특히 고속도로 통행료 안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5대 교통공약을 발표하면서 고속도로 요금을 손보겠다고 약속했다.

"통행료 없는 프리웨이 시대를 열 때가 됐다"며 고속도로 요금을 현실에 맞게 인하하고 단계를 밟아 무료화로 가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명절에는 통행료를 전면 면제하고,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영동선을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광주대구선(담양∼해인사)과 동해선(삼척∼동해)을 무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대구선은 영·호남 동서화합을 위해서고, 동해선은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금강산관광이 시작되는 동해로 관광객이 몰려든다며 이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문제는 비용이다. 도로공사의 부채가 26조 원이 넘는다. 통행료를 무료화하려면 정부의 재정투입이 필요하다.

작년 설연휴 기간 한국도로공사 관할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보면 설 전날 109억 원, 설날 147억원, 설 다음날 132억 원, 대체공휴일 116억 원으로 4일간 총 504억 원이 걷혔다.

작년 추석 연휴에는 추석 전날 138억 원, 추석날 158억원, 다음날 143억 원으로 총 439억 원이 통행료로 들어왔다.

민자 고속도로까지 더하면 금액은 더 많아진다.

국토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러한 점을 설명하고, 올 추석에 당장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화하려면 예산 뒷받침이 필요함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고속도로를 무료로 개방한 날은 2015년 광복절 전날과 작년 5월6일 임시공휴일, 단 이틀이었다.

도로공사 구간에서만 각각 146억 원, 143억 원이 면제됐다.

국토부는 또, 광주대구선(담양∼해인사)과 동해선(삼척∼동해) 통행료를 무료화할 경우 다른 노선 이용자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통합채산제 문제 등에 관해 설명했다.

예컨대, 경부선은 건설 후 통행료 징수기간인 30년을 훨씬 넘었기에 지속해서 무료화 요구가 제기됐지만 연결된 고속도로는 하나로 보는 통합채산제를 근거로 통행료를 계속 받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줄면 통행량이 적은 노선의 유지·보수 예산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무료화할 경우 통행량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통행속도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광주대구선의 통행료 수입은 611억 원, 동해선 수입은 275억 원이었다.

보고를 받은 국정기획위 위원들은 영국 등 외국의 무료 고속도로 사례를 들며 국민을 위해 통행료 공약을 실행할 방법이 없는지 더 적극적으로 연구할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 역시 국민 교통편의를 위해 더 연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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