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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개발에 짧으면 5년, 길면 30년 걸릴 것"

입력 : 2017.05.16 08:54|수정 : 2017.05.16 08:54

독일 전문가 주장…중·러 중재로 북미대화 가능성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데 적어도 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마커스 실러 독일 ST 애널리틱스 박사는 북한이 지난 14일 시험 발사한 신형 미사일 '화성-12'가 기술적 진보를 이루긴 했으나, '상당한 진전'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실러 박사는 "이번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돼 있었는지를 알 수 없으므로 정확한 사거리 추정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의 주장대로 '화성-12'에 대형 핵탄두 장착은 가능하나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미국 본토를 공략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주 엔진 한 개에 보조엔진 4개의 엔진 팩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엔진 팩 두 개를 묶어 ICBM에 사용하면 주 엔진 두 개, 보조엔진 8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로켓을 조종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 엔진 하나만으로 ICBM에 사용하기에는 출력이 너무 약하고, 엔진 팩 두 개는 조종의 어려움 등으로 결국 새로운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얼마나 집중적으로 자원과 시간, 인력과 자금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ICBM 개발에 짧으면 5년, 길면 3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 "수천 킬로미터 비행하는 ICBM에 조종 장치가 없는 핵탄두를 탑재하면 바람과 중력 등의 작은 계산 착오에도 공격 목표에서 수 킬로미터 이상 쉽게 빗나갈 수 있다"고 실러 박사는 덧붙였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엔진 4개를 결합해 320tf ICBM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발진 질량 약 160t가량의 로켓이 필요한데 이는 은하 운반 로켓의 2배이고,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러시아의 ICBM과 같다"면서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에둘러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RFA는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국에 대화 신호를 보낸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중재 아래 북·미 대화 가능성도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니 글레이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RFA에 "북한이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켜 (미국과) 대화나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임하기 위한 정치적 배경이 깔렸다"고 말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도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위"라며 "미국에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미국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도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걸 국장은 "(대화가 진행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중재해 미국과의 대화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다"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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