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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공기 질 격차 크다…수십 원짜리 마스크로 버티는 서민들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5.09 11:57|수정 : 2017.05.09 11:57


짙은 미세먼지로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구입 비용이 늘면서 가계 살림살이까지 옥죄고 있습니다.

최소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대의 공기청정기를 두는 가정도 있지만, 수십~수 천 원짜리 마스크에 의존하는 서민들도 많아,빈부에 따른 '호흡기 건강 격차'가 현실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검증된 마스크의 경우 최소 2천 원 안팎은 줘야 살 수 있어 가족 전체가 아닌 개인으로만 따져도, 하루 한 개씩 사용한다면 한 달 6만 원의 비용이 듭니다.

경제적 부담 탓에 제대로 일반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아 4월 한 달간 '비(非) 인증' 마스크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다고 온라인 쇼핑사이트 티몬측은 밝혔습니다.

인증마스크 증가율(660%)과 비교하면 훨씬 낮지만, 싼값에 끌려 일반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도 꽤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고가의 공기청정기를 대신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기 정화' 식물을 들여놓기도 하면서 티몬에서는 지난달 공기 정화 식물 매출이 1년 전보다 13% 불었습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차량용 필터를 창문에 붙여 미세먼지를 막는 법' 등의 저렴한 자구책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다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기청정기'사용을 권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인기를 끄는 'LG전자 퓨리케어(AS281DAW)' 공기청정기의 가격은 온라인에서 96만~190만 원 수준이고, 티몬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 '삼성 블루스카이 5000(AX60K5580WFD)'의 가격대도 40만 원대 후반입니다.

20만~30만 원대 보급형 저가 공기청정기도 있지만, 고가 제품들과 어느 정도 정화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설명입니다.

한 달 2만~5만 원 정도의 렌털료(임대료)를 내고 공기청정기를 빌려 쓰는 방법도 있지만, 수년 동안 임대하면 이 비용 역시 수백만 원에 이릅니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두는 가정도 있는데, 이럴 경우 지출 규모는 두 세배로 뜁니다.

마스크 하나 가격이 거의 저가형 공기청정기와 맞먹는 제품도 인기입니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지난 3월 선보인 영국산 마스크 '프레카 플로우'의 가격(교체형 필터 2개 포함)은 무려 18만6천 원에 이르지만 최근 미세먼지 경보가 잦아지면서 하루 10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갤러리아측의 설명입니다.

미국산 '보그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의 10배가 넘는 2만 9천 500원이지만,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하루 2시간씩,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세척을 통해 재사용까지 가능하다는 이유로 "최근 하루 평균 300만 원어치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갤러리아측은 전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진행한 다이슨·블루에어 브랜드의 '프리미엄'급 공기청정기 할인 행사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다이슨, 블루에어 480i 등의 주요 제품 가격대가 70만~80만원대에 이르렀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가전 부문 매출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9.4%나 급증했습니다.

무려 620만 원대 가격의 독일 '나노드론' 공기청정기의 주문량도 30% 이상 늘었고, 260만 원짜리인 아이큐에어의 '헬스 프로 250' 모델은 백화점 모든 매장에서 동나 주문하면 평균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업계측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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