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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 사라진 美·필리핀 군사훈련…테러·재난대응 초점

입력 : 2017.05.08 10:54|수정 : 2017.05.08 10:54

'발리카탄' 참가병력 작년의 절반…훈련 무대도 남중국해 반대편으로 변경


미군과 필리핀군의 대표적인 연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이 8일 시작됐다.

이 훈련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실시됐으나 올해는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지시에 따라 테러와 재난대응 훈련으로 변경됐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올해 훈련에는 미군 2천600여 명, 필리핀군 2천800여 명, 호주군 80여 명, 일본군 20여 명이 참가해 12일간 실시된다.

작년 훈련의 참가병력이 미군 약 5천 명, 필리핀군 4천여 명인 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종전까지는 중국와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를 마주 보는 수비크만, 팔라완, 삼발레스 등 필리핀 북서부 지역에서 훈련이 실시됐다.

그러나 올해는 비사야스, 누에바에시하, 이사벨라 등 남중국해와 반대편에 있는 필리핀 북동부와 중부 지역에서 주로 열린다.

발리카탄의 훈련 무대에서 남중국해가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필리핀 GMA 뉴스는 전했다.

예전과 달리 실탄 훈련도 생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는 5개 학교 개보수, 지역의료 봉사활동이 포함됐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적대시하기를 원하는 않는다는 점을 들며 "올해 미군과의 합동 군사훈련은 인도주의와 재난·테러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 방식을 인권유린이라고 비판하는 미국에 등을 돌리고 중국, 러시아와 경제·군사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군사적 대립을 피할 의도로 미국과의 군사훈련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가 군부의 건의에 따라 일부 군사훈련을 유지하되 규모를 축소하고 훈련 목적도 바꾸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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