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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문대 교수가 제자 성폭행…검찰은 수사 중지

입력 : 2017.04.18 09:43|수정 : 2017.04.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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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 교수가 학교 안에서 제자를 성폭행했습니다. 그런데 신고도 했고, 증거도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피해자 고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대학원생이던 피해 여성은 지도교수의 회식자리에 불려 나갔습니다.

새벽 3시쯤, 만취한 여성이 정신을 차린 곳은 바로 교수의 연구실이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당시 대학원생 : (교수가 어깨를 눌러서) 아팠으니까요. 너무 아팠어요. 중간에 정신이 살짝 들었다, 나갔다가, (그러다가 깼어요.)]

피해 여성의 지도교수였던 문 모 교수는 다른 곳도 아닌 학교 안 자신의 연구실에서 술에 취한 제자를 성폭행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이 순간 다급하게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피해여성 : 아아아아앙 흐흐흑 흐흑(울음소리)]

[가해 교수 : 울지마. 울지마. 고양이 나오겠다, 고양이. 누가 전화해? 응? 뚝!]

피해 여성은 그대로 달아나 곧바로 경찰서로 가 신고를 했지만, 문 교수는 모든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속옷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되자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을 바꾸고는 사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문 교수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해당 대학은 문 교수를 파면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말 돌연 이 사건을 기소중지 처리했습니다.

가해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서원일/검사 출신 변호사 :이 사건은 조사할 거리, 자료(증거)가 많은 사건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거짓말 탐지기 검사만을 위해서 시한부 기소 중지를 해놨다면은 (다른 성폭행 사건들에 비해) 조금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이때부터 피해자 가족에게는 더 큰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수사가 중단된 틈을 타 가해자 문 씨는 수시로 피해 여성의 가족을 찾아와 합의를 요구했습니다.

[피해 여성 엄마 : 이건 어제 온 거고요. (자꾸 찾아오니까) 심장이 벌렁벌렁 무서워요. (우리 가족) 인생은 이제 죽은 목숨이에요.]

재판에 가면 치부가 드러날 거라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검찰에 아무리 고통을 호소해도 검찰은 사건 발생 10달이 다 된 지금까지 수사를 재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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