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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야단 안 맞게 승마 지원' 지시…구체적 보고 안 해"

박하정 기자

입력 : 2017.04.14 15:55|수정 : 2017.04.14 18:27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지원의 미흡함을 질책받은 뒤 임원진에게 "승마 지원을 제대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승마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승마 지원이 최순실·정유라 씨와 관련 있다는 내용은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습니다.

최 전 실장은 특검에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관련해 야단을 맞았다고 했다"며, "이 부회장이 당황하며 왜 내가 대통령에게 야단을 맞아야 하냐고 박상진 사장을 질책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이 '앞으로 야단 맞지 않게 승마 지원을 제대로 준비하라'고 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지난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단독 면담하는 자리에서,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임에도 승마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취지로 이 부회장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전 실장은 박 전 사장이 독일에 가서 최 씨 측을 만나고 온 뒤에야 대통령의 승마 훈련 지원 지시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씨 와 관련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을 아예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유로 "정유라를 포함해 지원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승마협회를 통한 게 아니라 삼성이 직접 지원하는 것이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특검에서 밝혔습니다.

최 전 실장은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제가 지고 이 부회장은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진술했습니다.

또 삼성이 정 씨를 지원한 이후에도, 이 부회장에겐 좋은 말을 사주었고 선수들의 훈련비도 대 주고 있다며 야단 맞지 않을 것이라고만 보고하고, 구체적인 지원 금액이나 정 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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