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 은퇴회견에서 "김연아는 좋은 자극 줬던 선수"

일본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의 간판이었던 아사다 마오(27)가 12일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0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은퇴를 발표했던 아사다 마오는 이날 일본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취재진에게 은퇴 결정의 계기와 심경 등을 상세하게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말미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의 라이벌인 김연아는 어떤 존재였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았던 존재"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워 줬다"라고 밝혔습니다.

김연아는 아사다의 은퇴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400명이 넘는 취재진과 45대 이상의 TV 카메라가 몰려 장내에 입장하지 못한 언론사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이 쏠렸습니다.

가장 먼저 현재 심경을 묻는 말에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은퇴소식을 알렸는데, '수고했다. 그동안 노력했다'라고 말해주더라.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은퇴 결심 시점을 묻는 말엔 "(작년 12월에 열린) 일본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고민했고, 2월쯤 결심을 굳혔다"라며 "먼 미래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포기를 결심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에 주어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2장으로 줄어들어 은퇴를 결심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2장으로 줄어든 건 유감스럽지만, 은퇴 결심은 그 전에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사다는 끝내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과 관련해,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때는 "당시엔 10대였다. 어린 나이라 강하게 극복했다"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때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쇼트프로그램에서 수차례 넘어지면서 '55.51점'이라는 참혹한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와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메달권에서 멀어진 뒤 참가한 프리스케이팅에선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종합 6위로 마무리한 뒤, 은반 위에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아사다는 "소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이 내 피겨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며 "쇼트프로그램까지는 매우 괴로웠지만, 만회하는 연기를 펼쳤다. 올림픽 무대라 더 좋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5살 때부터 지금까지 스케이트만 탔다. 앞으로도 어떻게든 이 분야에 보답하고 싶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사다는 오는 7월 말 아이스쇼에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방송국들은 해설위원과 출연으로 아사다를 잡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아사다는 다시 태어나도 스케이트를 탈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까 싶다"라며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케이크 가게나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습니다.

결혼 계획을 묻는 말엔 "없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날 아사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환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지만, 마지막 인사할 때는 눈물이 흘러내려 뒤를 돌아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인사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아사다의 기자회견 내용을 실시간으로 앞다퉈 송고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