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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신기자 왜 불렀나…신무기 공개·ICBM발사 관측 엇갈려

윤영현 기자

입력 : 2017.04.11 18:41|수정 : 2017.04.11 18:41


일본 언론 11곳을 비롯한 외신기자들이 북한 초청으로 오늘(11일) 대거 평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이 어떤 의도로 이들을 불렀는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김정은이 예고한 '사변적 의의'를 외신기자들 앞에서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외신기자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22일까지 평양에 체류할 수 있는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어떤 목적으로 외신기자들을 초청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다만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4월 15일) 관련 행사 취재를 위해 외신기자들을 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장 큰 명절인 태양절을 맞은 평양의 축제 분위기를 외신의 눈을 통해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외신기자 초청과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의 상관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부른 만큼 핵실험 등 공격적 성향의 전략도발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일단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적어도 도발의 성격이 뚜렷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전략적 도발보다는 태양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새로운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일성 100주년 생일에 맞춰 대규모 군 열병식을 진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처음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새로운 ICBM을 공개해 미국을 압박하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는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피하면서도,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의 대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꺼낼만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부에선 북한이 외신기자들 앞에서 ICBM으로 전용될 수 있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3월 19일 ICBM 엔진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자리에서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이 예고한 '사변적 의의'를 '온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외신기자들을 초청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13일에도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초청해놓고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초청으로 미국의 AP통신과 CNN, NBC, 일본 교도통신과 NHK, 프랑스 AFP통신, 영국 로이터통신과 BBC, 독일 ARD, 스웨덴 STV방송, 스위스 RTS방송, 베트남 중앙TV방송, 남아프리카의 ETV방송 등의 기자들이 평양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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