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홍준표 '보선 봉쇄' 사퇴 반발…손배소 제기·형사고발 예고

입력 : 2017.04.10 14:45|수정 : 2017.04.10 14:45

시민단체 등 "도민 참정권 빼앗아…도정 농단"…홍 후보 차량에 '소금 세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의 경남도지사 심야 사퇴와 선거관리위원회 지연 통보로 도지사 보궐선거가 끝내 무산되자 홍 후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정영훈 위원장은 10일 오전 11시 30분 창원지법에서 홍 후보에 대해 3천만100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이 소송이 재판부 배당 과정에서 혼란 없이 정식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액사건 기준 금액을 초과하도록 정했다고 정 위원장은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경남도청은 내년 6월 30일까지 14개월 20일 동안 도지사 없이 행정부지사의 도지사 권항대행 체제로 운영된다"며 "오는 5월 9일 새 대통령이 당선돼 새 정부가 출범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인데, 권한대행 체제의 경남도는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고 소송 청구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홍 후보가 도민 참정권과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본인의 피선거권을 박탈했기 때문에 홍 후보에게는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전 10시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20여명은 홍 후보 퇴임식에 맞춰 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폭정과 패악으로 도민을 도탄에 빠트린 홍준표가 도지사를 그만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도민 참정권을 빼앗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을 악용해 기본권을 유린하는 홍준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그가 다시는 국민을 고통에 빠트리지 못하도록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시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준비해온 소금을 뿌리고 바가지를 깨부수는 퍼포먼스도 했다.

이 과정에서 퍼포먼스를 지켜보던 보수단체인 중심국가포럼 회원 10여명은 "왜 이런 짓을 하느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회견이 끝난 뒤에는 보수단체 회원 일부가 현장에 있던 소금을 회견 참석자들에게 기습적으로 뿌려 양측이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일 뻔 했지만 경찰이 즉시 제지에 나서 더 큰 충돌은 빚지 않았다.

회견 이후에도 도청 정문을 지키던 경남운동본부 회원 일부는 오전 10시 50분께 퇴임식을 마치고 도청을 빠져나가던 홍 지사가 탄 차에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

차 주변을 호위하던 인력들은 검은 우산을 이용해 소금을 막았다.

홍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하면 보선 출마를 하려고 하던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도 오전 입장문을 내고 "홍 전 지사가 반헌법적 분탕질(약탈)을 했다"며 "350만 도민의 참정권을 노략질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뒤이어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정신과 현행 법률을 공개적으로, 그리고 고의적으로 위반한 홍준표의 도정 농단 사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를 능가하는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자가 국민을 대표하려고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유린한 홍준표는 지금 당장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홍준표의 반헌법적 행정폭력 만행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려 자유한국당과 홍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를 하게 만들겠다"며 "피선거권 박탈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도정 농단에 뜻을 같이해 공직자 의무를 저버린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논평을 내고 "도지사 사퇴 시한 3분을 남겨놓고 야밤에 도둑질 하듯 사퇴해 결국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켰다"며 "국민 주권을 우롱하고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무시한 날강도 짓을 했다"며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퇴임식과 기자회견장 등지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 곳곳에 사복 경찰을 포함한 200여 명을 배치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