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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가 대개혁' 화두로 반전 시동…"동남풍 일으킨다"

입력 : 2017.04.10 11:43|수정 : 2017.04.10 11:43

대통령 직속 서민청년구난委 제안하고 안보·노조 문제 쟁점화
'우파 가치' 살리기에 주력…安때리기로 보수지지 회복 시도


현직 도지사의 족쇄를 벗어던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10일 '국가대개혁'을 화두로 반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가대개혁이라는 화두는 홍 후보의 선거 키워드인 대란대치(大亂大治·나라가 어지러울 때 큰 정치가 요구된다)의 연장선에 있다.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의 동시다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큰 정치'가 바로 국가대개혁이라는 것이다.

당초 이날 국가대개혁 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던 홍 후보는 당내외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하루 이틀 내로 다시 일정을 잡기로 했다.

구체적인 비전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기구 구성에서 미리 엿볼 수 있다.

후보 직속 기구인 국가대개혁위원회 산하에 설치한 17개 특위가 홍 후보가 제시한 개혁 과제를 하나씩 맡고 있어서다.

여기에는 북한핵대응, 귀족 강성노조 개혁, 4차산업혁명, 검찰개혁, 청년일자리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을 강경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국가안보위원회와 서민대책위원회를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안보와 서민 문제에 집중하고, 집권 후에는 '대통령 직속 서민·청년구난위원회'를 설치해 서민 부채와 청년 취업 등의 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개혁 과제들의 배경에는 전통적 우파 가치를 살려 흩어진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보수색깔을 분명히 함으로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정체성 차별화를 시도, 우파 표심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당 차원에서 안 후보의 안보관을 집중 공격하면서 '얼치기 좌파', '위장 보수' 등의 딱지를 붙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선동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는 '대북 원조' 박지원 대표라는 실소유주 밑에 있는 고용사장과 같은 존재"라면서 "국민의당은 안철수를 내세운 민주당이라는 점에서 더 무섭다. 옛 민주당 직계인 국민의당이 중도·보수까지 차지하는 것은 더욱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홍문종 공동중앙선대위원장도 선대위 회의에서 "결코 우리와 같은 편이 될 수 없고,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확실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범우파 세력을 통합해 이번 대선을 좌우 양자대결로 만들기 위해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이 창당한 새누리당 등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태극기 민심도 확실히 잡겠다는 의도다.

김진태 공동중앙선대위원장은 회의에서 "새로 생긴 새누리당과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보수우파의 결집과 재건을 위해서는 끌어안아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 자극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철우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우리가 모두 함께 가야 할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홍 후보는 당분간 텃밭인 영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서서히 중앙으로 불을 지펴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홍 후보는 '만사구비지흠동풍(萬事俱備只欠東風·승리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으나 동풍이 부족하다)'이라는 삼국지의 글귀를 인용하며 영남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선대위 주요 인사들은 이날부터 사무실에서 숙박하며 필요시 새벽 회의를 소집하는 등 24시간 비상체제로 홍 후보를 지원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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