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두테르테 '마약과 2차 전쟁' 매일 2명 사살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04.10 11:10|수정 : 2017.04.10 15:37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2차 유혈전쟁' 이후 하루 평균 2명 이상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는 필리핀 경찰청은 지난 3월 1일부터 38일간 최소 92명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사살된 것으로 집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루 평균 2.4명이 숨진 것으로, 자경단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 의해 피살된 마약용의자를 포함하면 인명 피해는 더 큰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지 경찰은 마약단속 경찰관에 의한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부패경찰을 정화하라는 두테르테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 1월 말 마약단속을 일시 중단하고 조직을 정비한 뒤 지난달부터 단속을 재개했습니다.

지난해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8개월여간 6천∼7천 명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경찰을 인용하거나 자체 집계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이들 사망자의 20%가량만 마약 사범이라며, 언론과 인권단체들이 언급한 관련 수치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이 초법적 처형을 일삼는 마약 유혈소탕전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지막 마약사범이 죽거나 감옥에 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척결 정책을 중국에 이어 일본도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필리핀 보건부에 마약중독자 재활센터 시설 보수와 치료 지원 비용으로 18억 5천만 엔, 약 19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부동산 재벌의 지원으로 마약중독자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재활센터가 필리핀 북부지역에 건설됐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연합과 달리,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전쟁에 대한 비판을 삼가며 측면 지원하는 것은 필리핀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