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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게 없는 kt, 맷집이 자신감으로 변하다

입력 : 2017.04.10 10:15|수정 : 2017.04.10 10:15

경험 쌓은 젊은 선수들, 부담 덜고 '펄펄'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에 KBO리그는 만만치 않은 세상이었다.

창단 후 처음으로 1군에 오른 2015년부터 2년간 kt는 내내 꼴찌에 머물렀다.

2017시즌에는 상황이 180° 달라졌다.

kt는 10일 KBO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연승을 달리면서 7승 1패라는 압도적인 승률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전력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kt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부터 kt 사령탑에 오른 김진욱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고강도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에서 잠재력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는 철칙을 내세웠다.

'올해에는 꼭 꼴찌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선수들의 마음에서 부담이 사라졌다.

그러자 선수들이 지난 2년간 겪은 호된 경험이 약효를 내기 시작했다.

부담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신감이 돋아났다.

스프리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더욱 상승했다.

특히 마운드의 맷집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kt 마운드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5.92로 10개 구단 중 꼴찌였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서는 평균자책점 1.00으로 1위다.

특히 불펜은 2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큰 힘이 됐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kt 투수진에서 외국인 투수 2명과 이상화, 장시환, 정대현을 제외하면 모두가 2014·2015년 신인들이다.

고영표, 엄상백, 심재민, 정성곤, 주권, 김재윤, 조무근이 그들이다.

이들은 다른 팀의 동기들과 비교해 대부분 1군 등판 기회가 더 많았다.

일찍이 겪은 실전 경험이 결국에는 쓴 약으로 작용하게 됐다.

수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kt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130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실책 분야 1위라는 불명예 기록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범한 실책은 2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김용국 수비 코치는 전반적으로 팀에 감도는 자신감이 수비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코치는 "수비는 자신감이다. 실책은 전염성이 있다"며 "지금 선수들은 자세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고 분석했다.

팀 타율은 0.209로 아직 10위에 머물고 있지만, kt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선수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지난 5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자 kt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다 함께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야구 스터디'를 했다.

kt 관계자는 "예전에는 보기 드물었던 풍경이다. 김 감독이 추구하시는 자율적인 야구, 생각하는 야구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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