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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나온 김기춘 "…"·조윤선 "저에 대해 깊은 오해"

박하정 기자

입력 : 2017.04.06 14:01|수정 : 2017.04.06 18:11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일명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늘(6일)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수의 대신 검은 정장을 입고 나왔습니다.

김 전 실장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꼿꼿한 모습을 보였고 조 전 장관은 다소 힘없이 피고인석에 자리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변호인이 40분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재판장이 "본인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고개만 가로 저을 뿐 입을 열진 않았습니다.

조 전 장관은 주머니에서 접힌 A4 용지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쳐놓고 그 위에 시선을 고정했고 펜으로 종이 위에 메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의 변론 뒤에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조 전 장관은 "지금까지 저에 대해 깊은 오해가 쌓여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제가 겪은 모든 일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차분히 말했습니다.

오전 재판이 끝나자 김 전 실장은 변호인단과 여유 있게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뒤 법정을 나갔습니다.

조 전 장관은 방청석을 향해 인사한 뒤 자리를 떴습니다.

오늘 '블랙리스트' 피해자들도 법정을 찾았습니다.

연극감독 A 시는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이 "특검이 잘못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말하자 "그게 왜 선입관입니까.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라며 항의했다가 재판장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A 씨는 오전 재판 직후 김 전 실장 등이 법정을 나가자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얼마나 많은 예술인이 고통받는 줄 압니까"라고 다시 한 번 성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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