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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아들 살해 친부, 보육지원금 받아 PC방서 게임 몰두

윤영현 기자

입력 : 2017.04.06 11:09|수정 : 2017.04.06 11:09


경기 시흥에서 한 살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친부가 세 자녀의 보육지원금을 받으면 아내와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이들 먹이고 입히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준 돈을 게임 속 캐릭터 키우는 데 탕진하는 사이, 이들의 세 자녀는 배를 주리고 매를 맞는 학대를 당한 것입니다.

한 살배기 아들 A(1)군을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친부 B(31)씨는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곧바로 재혼하자 중학교 때 가출해 혼자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내 C(21)씨도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고등학교 때 가출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2012년 B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둘은 그 해부터 사실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며 아들(5)과 딸(3), 그리고 막내 A군 등 세 자녀를 갖게 됐습니다.

B씨는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 틈틈이 일당을 받아 생계를 이어갔지만, 원룸에서 세 자녀를 충분히 먹이고 입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부터 막내 A군이 칭얼대면 수시로 폭행했고, 급기야 올 3월 30일 A군의 배를 주먹으로 2차례 세게 때렸습니다.

이 일로 A군은 5일간 시름시름 앓다가 이달 4일 시흥 한 병원에서 장 파열로 숨졌습니다.

경찰이 B씨 부부의 그간 행적을 조사해보니, 둘은 전부터 게임중독에 빠져 있었습니다.

일당을 받는 날이나, 세 자녀의 보육지원금이 나오는 날이면 PC방에 가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하루 3∼8시간씩, 어떤 때는 12시간씩 PC방에서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육지원금은 큰아들 10만원, 딸 10만원, 막내 A군 20만원 등 총 40만원으로 매달 25일 지급됐습니다.

이 부부는 자식들은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임하거나 학대하면서 게임 속 캐릭터를 키우는데 오히려 애정을 쏟은 것입니다.

A군은 숨질 당시 체중이 6.1㎏에 불과했고, A군의 형과 누나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두 남매를 어린이집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큰아들은 5살인데도, 집에서 떠들지 못하게 해 아직도 말을 잘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생존한 두 남매를 B씨 부부와 분리 조치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지만 정신적 충격을 받은 친모 C씨도 여성보호기관에 인계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6일) 오전 A군 장례를 대신 치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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