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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터널' 걸어서 통학…380m 오가면 숨이 '턱'

입력 : 2017.04.03 17:23|수정 : 2017.04.03 17:23


경남 김해시 장유터널을 오가며 통학하는 학생들이 미세먼지로 위협받고 있다.

3일 김해 삼문고·능동중 학부모에 따르면 시내 부곡동 아파트에 사는 학생 상당수가 2㎞가량 떨어진 학교까지 이 터널을 걸어서 통학한다.

2개 학교 학생 수는 200여 명이다.

장유터널은 김해시 삼문동 산 41에 있다.

시내 삼문동∼부곡동을 잇는 380m 길이다.

학생들이 이 터널을 통학로로 걸어다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버스를 타면 7곳 정류장을 거치면서 3.23㎞ 운행시간만 21분이 걸린다.

그런데 배차간격은 14∼16분으로 이래저래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35분 이상이 걸린다.

여기에다 만약 버스를 놓치면 1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터널을 거쳐 걸어가면 집에서 학교까지 25분가량이면 된다.

문제는 통학로 중 차량이 매연을 내뿜는 장유터널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터널을 걷는 시간은 5분가량.

터널 내부엔 인도 차단막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차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마실 수 밖에 없다.

학생·학부모들은 이에따라 터널 통학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김모(17) 군은 "터널로 통학하면서 매연으로 목이 붓고 아플 정도지만, 그냥 참으면서 오간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41) 씨는 "터널 속 차량이 내뿜는 미세먼지로 학생들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김해시의회 김재금 의원은 터널 내 미세먼지 위험을 경고하고 시에 대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학생 통학시간인 지난달 31일 오전 8시 터널 내부에서 인체에 위험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고 87㎛/㎥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TO) 권고 기준 25㎍/㎥를 3배 이상 넘긴 수치다.

김 의원은 "학생들 건강권과 통학권을 보호하기 위해 통학버스 배차와 시간을 조절하거나 터널 내 차도 인도 차단막이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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