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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에 '사인(私人)'이라던 日 총리 부인…저서에선 '공인(公人)' 딴소리

입력 : 2017.04.03 11:09|수정 : 2017.04.03 11:09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 논란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최근엔 말바꾸기 논란에 휩쓸리게 됐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문제의 국유지가 쓰일 초등학교에 자신이 명예교장이었던 것과 관련해 그동안 '사인(私人)'으로서 한 행동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일개 개인으로서 명예교장을 맡은 것일 뿐이라서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아베 총리나 정부·여당의 해명에도 일관되게 등장했다.

하지만 강연은 물론 스키장에서의 이벤트에까지 공무원들의 보좌를 받는 총리 부인이 사인일 수 없다는 비판이 뜨겁게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아키에 여사가 2015년 11월 펴낸 '나를 산다'라는 책에는 이 같은 해명과 정반대되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책에서 총리 부인의 일에 대해 "국민과 직접대화를 통해서 얻은 정보를 남편에 전하거나, 그에 관한 의견을 강연회나 페이스북을 통해 폭넓게 전달하거나,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활동단체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농장이나 이자카야 경영 등 완전히 사인으로서의 일도 있다. 총리 부인이라는 직함이 떨어져도 계속할 수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2012년 아베의 2기 총리 취임을 전후해 벼농사를 시작하고 주점(이자카야)을 연 바 있다.

책이 나온 시점은 아키에 여사가 문제의 초등학교에 교장으로 취임한 것과 비슷한 시기다.

그는 그즈음에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인 학교법인 가케(加計)학원의 보육원에서도 명예원장을 맡았다.

아키에 여사의 행동이 '사인'으로서의 행동이라고 강조하는 여당 자민당의 입장 역시 과거 민주당 정권 집권 시의 했던 말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많다.

자민당은 야당시절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부인 미유키(幸) 여사가 관저에 한류스타를 초대해 식사한 것에 대해 미유키 여사의 행동이 총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여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문제의 모리토모학원은 작년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약 13억4천만원)의 헐값에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 재단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아키에 여사에게서 100만엔(약 1천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해 재단측과의 관계를 부인하는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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